돈암삼성 31평 10억 1,500만, 호가보다 3,500만 아래에서 체결됐습니다
2026년 9월 1일 계약, 11층 10억 1,500만원. 직전 거래보다 1.7% 올랐는데 정작 당시 나와 있던 호가 하단보다는 낮게 붙었습니다. 성북구가 서울 상승률 1위를 찍은 그 동네에서 나온 거래, 잘 잡은 값일까요.
막 등록된 거래 하나가 눈에 걸렸습니다. 성북구 돈암동 돈암삼성 31평, 11층이 10억 1,500만원에 팔렸습니다. 계약일은 2026년 9월 1일, 실거래 공개는 2026년 9월 4일이니 신고가 올라오자마자 잡힌 셈이죠.
직전 거래(2026년 8월 12일, 11층 9억 9,800만원) 대비 +1.7%. 숫자만 보면 밋밋합니다. 그런데 이 거래가 흥미로운 건 다른 지점이에요. 가격 합의가 이뤄진 시점에 이 단지 31평 호가는 10억 5,000만원부터 시작하고 있었거든요. 호가보다 아래에서 도장이 찍혔다는 뜻입니다.
1. 이 거래, 무엇이 눈에 띄나
먼저 정직하게 짚고 갑시다. 이번 10억 1,500만원은 단지 최고가가 아닙니다. 2026년 7월 24일 8층이 10억 2,500만원에 팔렸으니, 그보다 1,000만원 낮은 값이에요. 신고가 경신 헤드라인을 붙일 거래는 아니라는 뜻이죠.
대신 이 거래가 말해주는 건 '가격대가 굳었다'는 사실입니다. 2026년 2월 9억원(16층)에서 시작해 3·4·5·6월을 거치며 계단을 밟았고, 7월에 10억원 선을 처음 넘긴 뒤 8·9월까지 10억 안팎에서 반복 체결되고 있어요. 한 번 튀었다가 사라지는 패턴이 아닙니다.
| 계약일 | 층 | 거래가 | 비고 |
|---|---|---|---|
| 2026-09-01 | 11층 | 10억 1,500만원 | 이번 신규 공개 거래 |
| 2026-08-12 | 11층 | 9억 9,800만원 | 직전 거래 |
| 2026-07-30 | 15층 | 10억원 | - |
| 2026-07-24 | 8층 | 10억 2,500만원 | 목록상 최고가 |
| 2026-06-25 | 22층 | 9억 7,000만원 | - |
| 2026-06-11 | 10층 | 9억 8,000만원 | - |
| 2026-05-14 | 25층 | 9억 4,000만원 | - |
| 2026-04-23 | 17층 | 9억 2,500만원 | - |
| 2026-02-13 | 16층 | 9억원 | - |
| 2025-09-26 | 12층 | 8억 2,300만원 | 약 1년 전 |
7월 23일과 24일에 같은 8층·같은 10억 2,500만원이 두 번 찍힌 건 사실상 한 물건의 신고 정정으로 보입니다. 해제 표시가 붙은 23일 건은 성사된 거래가 아니니 시세 근거로 쓰면 안 되고요. 1년 전과 견줘볼까요. 2025년 9월 26일 12층이 8억 2,300만원이었습니다. 비슷한 층끼리 놓고 보면 1년 만에 2억 가까이 올라온 겁니다. 분기평균 기준 1년 변화율은 25.6%인데, 개별 거래끼리 붙여도 체감은 그 언저리예요.
2. 그래서 잘 산 값일까
2-1. 가격 합의 시점(2026-08-11) 매물과 복기
서울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 약정 → 허가 → 본계약까지 대략 3주가 걸립니다. 그래서 9월 1일 계약이라도 실제 가격이 합의된 건 8월 중순이었다고 보는 게 맞아요. 그 시점에 이 단지와 인근에 어떤 물건들이 걸려 있었는지 펼쳐봤습니다.
| 단지·평 | 동·층·향·특징 | 당시 호가 |
|---|---|---|
| 돈암삼성 31평 | 103동 2층 서남향 · 남향 올수리, 관리 상태 양호 | 10억 5,000만원 |
| 돈암삼성 31평 | 102동 11층 동향 · 개운산 조망, 주인거주, 방1 확장 | 10억 5,000만원 |
| 돈암삼성 31평 | 103동 4층 남향 · 샤시 포함 올수리, 조건 협의 | 11억원 |
| 꿈의숲푸르지오 32평 | 115동 중층 남향 · 전세 승계, 전망 | 10억 3,500만원 |
| 꿈의숲푸르지오 32평 | 111동 4층 남향 · 월세 승계, 풀확장 부분수리 | 11억원 |
| 월곡두산위브 33평 | 123동 저층 서남향 · 입구동, 숭인초 인접 | 10억 9,000만원 |
| 월곡두산위브 33평 | 102동 저층 남향 · 로얄동, 입주 가능 | 11억원 |
| 월곡래미안루나밸리 32평 | 111동 고층 남향 · 초역세권, 기본형 | 12억 3,000만원 |
| 월곡래미안루나밸리 32평 | 106동 6층 남향 · 확장 올수리, 입주 협의 | 13억원 |
표를 보면 답이 어느 정도 나옵니다. 같은 단지 31평 호가는 10억 5,000만원에서 11억원 사이였는데, 실제 체결은 10억 1,500만원이었어요. 호가 하단보다 3,500만원 아래에서 정리된 겁니다. 매도자가 급했든, 매수자가 잘 밀었든, 최소한 '호가를 그대로 받아준 거래'는 아니었다는 뜻이죠.
대안 쪽은 어땠을까요. 같은 예산으로 넘볼 수 있는 물건이 꿈의숲푸르지오 32평 10억 3,500만원짜리 하나 정도였는데, 이건 전세를 승계하는 조건이었습니다. 월곡두산위브는 10억 9,000만원부터였고, 월곡래미안루나밸리는 12억원대라 애초에 예산 밖이었고요. 즉 10억 초반에서 성북구 31~33평 대단지를 잡으려면 선택지가 넓지 않았습니다. 대안이 마땅치 않을 때 값이 버티는 전형적인 구도예요.
2-2. 평당가로 보면 이 값은 어디쯤인가
총액은 평형이 제각각이라 급을 가리기 어렵습니다. 평당가로 보죠. 돈암삼성 31평의 평당가는 3,306만원입니다. 성북구에서 한 단계 위로 치는 길음래미안1차(평당 3,674만원)나 래미안장위퍼스트하이(평당 3,668만원)보다는 13% 낮고, 아래로 보는 길음동부센트레빌(평당 3,035만원)·래미안월곡(평당 3,081만원)보다는 5~7% 높습니다.
정리하면 이번 10억 1,500만원은 '상급 단지의 하단'이 아니라 '중위권의 윗자리'에 해당합니다. 27년차 구축이 상급 신축·준신축 라인을 따라잡은 게 아니라, 하급 라인과의 간격을 벌리며 자기 자리를 굳힌 거래로 읽는 게 정확해요.
3. 옆 단지들과 붙여보면
비교 상대는 성북구 안에서 평형대·세대수·가격대가 비슷한 대단지로 골랐습니다. 꿈의숲푸르지오(32평, 714세대)와 월곡래미안루나밸리(32평, 787세대)죠. 둘 다 같은 구 안이고, 31~32평이라는 평형이 겹치고, 지금 시세대가 10억 안팎이라 실제로 같은 손님을 두고 경쟁하는 물건들입니다.
| 항목 | 돈암삼성 31평 | 꿈의숲푸르지오 32평 | 월곡래미안루나밸리 32평 |
|---|---|---|---|
| 준공(연차) | 1999년 (27년차) | 2010년 (16년차) | 2007년 (19년차) |
| 세대수 | 1,278세대 | 714세대 | 787세대 |
| 평당가 | 3,306만원 | 3,274만원 | 3,666만원 |
| 현재 시세 | 10억 767만원 | 10억 5,000만원 | 10억 1,250만원 |
| 6개월 변화(분기평균) | +16.2% | +15.4% | -3.7% |
| 1년 변화(분기평균) | +25.6% | +25.7% | +5.6% |
| 역세권 | 길음(4호선) 약 0.5km | 미아사거리(4호선) 약 0.8km | 월곡(6호선) 약 0.3km |
연식으로는 돈암삼성이 가장 불리합니다. 1999년 준공이니 꿈의숲푸르지오보다 11년, 월곡래미안루나밸리보다 8년 오래됐죠. 그런데도 평당가가 꿈의숲푸르지오를 살짝 앞서고, 6개월 상승률은 유사군 평균(7.9%)의 두 배를 넘습니다. 세대수 1,278세대라는 규모와 4호선 길음역 접근성이 연식 불리함을 상쇄해주고 있다고 보는 게 자연스러워요.
다만 변화율은 분기평균이라 그 분기에 어떤 층·향이 거래됐느냐에 따라 크게 흔들립니다. 월곡래미안루나밸리의 6개월 -3.7%도 실제로 값이 빠졌다기보다 표본 문제일 수 있어요. 실제 이 단지 32평 호가는 12억~13억대에 걸려 있으니 평당가로는 여전히 이 비교군에서 가장 윗자리고요. 숫자 하나로 단정하지 말고 참고 지표로만 쓰시는 게 맞습니다.
| 가격 | 설명 |
|---|---|
| 10억 5,000만원최저가 | 102동 중층 남동향이라 개운산 쪽 전망이 트여 있고 올수리도 돼 있지만, 전세를 낀 상태라 당장 실입주는 어렵고 입주일은 협의가 필요합니다. |
| 10억 5,000만원최저가 | 103동 저층이지만 남향이라 채광이 좋고 올수리에 주인이 직접 거주해 관리 상태가 좋아 바로 들어와 살 수 있습니다. |
4. 지금 나와 있는 매물과 호가의 간극
실거래는 10억 1,500만원인데, 시장에 걸린 31평 호가는 10억 5,000만원입니다. 매물 자체가 넉넉한 편도 아니고요. 두 건 모두 같은 값에 붙어 있는데 성격은 꽤 다릅니다.
| 호가 | 동·층·향 | 컨디션 | 입주 |
|---|---|---|---|
| 10억 5,000만원 | 102동 13층 남동향 | 올수리 · 개운산 조망 | 세안고 (2027년 3월 중순 · 입주일 협의) |
| 10억 5,000만원 | 103동 2층 남향 | 올수리 · 작은방 확장 | 입주 가능 (주인 거주) |
여기서 실거주자가 놓치면 안 되는 대목이 있습니다. 같은 10억 5,000만원이라도 13층 물건은 2027년 3월까지 기다려야 하는 세안고고, 2층 물건은 주인이 살고 있어 바로 들어갈 수 있어요. 층과 조망은 13층이 위지만, 실입주 시점이 급하다면 선택지는 사실상 하나로 좁혀집니다.
그리고 이 매물들은 집주인 인증이 붙어 있지 않습니다. 호가가 실제 매도 의사와 얼마나 맞물려 있는지는 현장 확인이 필요하다는 뜻이에요. 직전 거래가 호가보다 3,500만원 아래에서 정리됐다는 사실 자체가, 10억 5,000만원이라는 숫자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아도 된다는 힌트이기도 하고요.
5. 단지와 입지, 짧게 정리하면
돈암삼성은 1999년 준공, 7개 동 1,278세대 대단지입니다. 31평이 585세대로 단지의 중심 평형이고요. 세대당 주차 1.31대로 구축치고 양호한 편이고, 지하주차장도 있습니다(엘리베이터 직접 연결은 안 됩니다). 용적률은 223%로 3종일반주거지역 상한 250%에 거의 닿아 있어요.
입지 드라이버는 명확합니다. 4호선 길음역까지 약 0.5km, 도보 6~7분. 우이신설선 정릉역과 4호선·우이신설선 환승인 성신여대입구역도 도보권 끝자락에 있습니다. 블록 서열로 보면 성북구 안에서 중상위 정도예요. 최상위 생활권은 래미안길음센터피스가 있는 길음동 쪽이고, 돈암동은 그보다 한 단계 아래에 자리합니다. 신축 밀집도와 브랜드 타운 형성 여부에서 갈린 결과인데, 이 격차는 단기간에 좁혀지기보다 유지될 가능성이 큽니다.
5-1. 학군은 이 단지의 확실한 무기
실거주 수요를 붙잡는 대목은 학군입니다. 배정 초등학교는 서울개운초로 도보 7분, 0.5km. 중학교는 고명중(도보 6분, 성북구 18개교 중 6위)과 개운중(도보 8분, 2위)이 배정 가능권이고, 고등학교는 성신여고(도보 9분, 12개교 중 2위)와 계성고(도보 14분, 3위)가 걸려 있어요.
구내 상위권 중·고교가 모두 도보 10분 안팎에 들어와 있다는 건 흔한 조합이 아닙니다. 27년차 구축이 신축 대비 연식 열세를 안고도 값을 유지하는 이유의 상당 부분이 여기 있다고 봅니다.
6. 큰 흐름 위에서 이 거래를 보면
우리 실거래 데이터 기준으로 성북구는 최근 3개월 +4.0%, 서울 전체는 +4.1%입니다. 구가 서울 평균과 거의 같은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죠. 그런데 돈암삼성 31평은 6개월 +16.2%로, 같은 예산대 유사군 평균(7.9%)을 8.3%p 앞섰습니다. 시장 흐름을 탄 정도가 아니라 그 안에서 앞서 나간 겁니다.
외부 지표도 방향은 같습니다. 한국부동산원 집계 기준 8월 5주(8월 31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이 0.22% 오른 가운데 성북구는 0.54%로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상승 배경으로 돈암·정릉동 대단지가 지목됐습니다. 이번 거래는 그 흐름 한복판에서 나온 셈이에요.
다만 순풍만 있는 건 아닙니다. 기준금리는 연 3.0%까지 올라왔고, 대출 규제는 유지되고 있어요. 서울 전역이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인 데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 무주택자는 LTV 40%(15억 이하 최대 6억원, 만기 30년)에 6개월 내 전입의무가 붙습니다. 1주택 이상 보유자가 추가로 사려면 주택구입 목적 주담대는 LTV 0%, 즉 사실상 대출 없이 사야 하고요.
7. 그래서 지금 어떻게 볼 것인가
기다릴 신호는 이렇습니다. 10억 5,000만원 호가가 몇 주 이상 그대로 걸려 있다면 협상 여지가 생깁니다. 직전 거래가 이미 그 아래에서 체결됐다는 사실 자체가 협상 카드고요. 피할 조건도 분명합니다. 수리·확장·조망 같은 프리미엄 근거 없이 호가만 11억 위로 붙은 물건, 그리고 실입주 시점이 급한데 세안고 물건을 무리하게 잡는 경우입니다. 입주 일정은 매물 설명이 아니라 계약서로 확인하셔야 해요.
정리하면 이번 거래는 '과열의 신호'라기보다 '구축 대단지의 자리 굳히기'에 가깝습니다. 같은 예산으로 성북구에서 이만한 세대수와 학군 접근성을 동시에 갖춘 물건이 많지 않다는 점이, 지금 이 값을 떠받치고 있는 실질적인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