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십리자이 22평 15억 5,000만, 직전보다 +9.9% — 이 값 잘 산 걸까
8월 초 공개된 성동구 왕십리자이 22평 신고가. 계약 직전 같은 단지 호가는 16억 3,000만원이었고, 옆 동네 대안은 15억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거래, 잘한 걸까요?
8월 7일에 수집된 실거래 중에 눈에 걸린 게 하나 있었습니다. 성동구 하왕십리동 왕십리자이 22평, 13층이 15억 5,000만원에 팔렸어요. 계약일은 7월 28일이고요. 직전 실거래 대비 +9.9%, 이 평형 신고가입니다.
22평이 15억 5,000만원. 방 2개짜리 소형 평형이 서울 강북에서 15억을 넘겼다는 뜻인데요. 숫자만 보면 놀랍고, 실제로 신고가는 맞습니다. 다만 "그래서 이 사람이 비싸게 산 건가, 싸게 산 건가"는 별개의 질문이죠. 계약 직전 시점에 실제로 시장에 나와 있던 매물들을 꺼내서 복기해봤습니다.
1. 이 실거래, 어디가 눈에 띄나
먼저 이 평형의 최근 흐름을 보시죠. 올해 1월에 14억 2,000만원 두 건이 붙었고, 4월엔 오히려 13억 5,000만~14억 1,000만원으로 내려앉았습니다. 그러다 7월에 15억 5,000만원이 찍혔어요. 2026년 들어 이 평형에서 확인되는 거래는 1월 2건, 4월 2건, 7월 1건. 총 5건뿐입니다.
| 계약일 | 층 | 거래가 |
|---|---|---|
| 2026-07-28 | 13층 | 15억 5,000만원 |
| 2026-04-25 | 3층 | 14억 1,000만원 |
| 2026-04-18 | 10층 | 13억 5,000만원 |
| 2026-01-10 | 17층 | 14억 2,000만원 |
| 2026-01-08 | 6층 | 14억 2,000만원 |
| 2025-09-30 | 12층 | 12억 3,000만원 |
| 2025-08-18 | 7층 | 11억 2,500만원 |
정확히 1년 전인 2025년 8월 18일, 같은 평형 7층이 11억 2,500만원이었습니다. 이번 거래와 견주면 개별 거래 기준으로 4억 넘게 벌어진 셈이죠. 분기평균 기준 1년 변화율은 31.6%인데, 층·향에 따라 분기평균이 당겨지고 밀리기 때문에 개별 거래끼리 이어보면 체감 상승폭은 더 큽니다.
다만 22평은 이 단지에 52세대뿐입니다. 713세대 중 소형이 이 정도 비중이면 거래가 자주 나올 수 없고, 한 건이 지수를 통째로 끌어올립니다. 그래서 "신고가다"에서 멈추지 말고, 그날 시장에 실제로 뭐가 나와 있었는지를 봐야 합니다.
1-1. 15억 5,000만 거래, 계약 직전 매물과 복기
서울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 약정 → 허가 → 본계약까지 3주 안팎이 걸립니다. 즉 실제 가격 합의는 신고 계약일보다 앞선 시점에 이뤄졌다고 보는 게 맞아요. 그 시점에 시장에 걸려 있던 매물들입니다.
| 단지·평 | 동·층·향·특징 | 당시 호가 |
|---|---|---|
| 왕십리자이 22평 | 105동 6층 서남향 · 내부상태 우수, 팬트리, 시스템에어컨 2대 | 16억 3,000만원 |
| 왕십리자이 24평 | 102동 저층 남향 · 확장형, 정원뷰, 채광 양호 | 17억 9,000만원 |
| 왕십리자이 24평 | 106동 저층 동남향 · 특올수리, 광폭주차 | 20억원 |
| 성수동아그린 22평 | 101동 저층 서향 · 뚝섬 역세권, 조용한 단지 | 15억원 |
| 성수동아그린 22평 | 101동 중층 서향 · 상태 양호 | 15억원 |
| 서울숲행당푸르지오 24평 | 106동 3층 동남향 · 올확장, 필로티라 실제 6층 높이 | 17억원 |
| 서울숲행당푸르지오 24평 | 108동 고층 동향 · 올수리 확장 | 19억원 |
| 성수현대그린 23평 | 101동 고층 동남향 · 특올수리, 방2화1 | 17억원 |
| 성수현대그린 23평 | 101동 중층 동남향 · 올수리 | 17억원 |
같은 단지 안에서 보면 답이 꽤 선명합니다. 당시 22평 호가는 105동 6층 16억 3,000만원 하나였고, 이번 거래는 13층을 15억 5,000만원에 잡았어요. 호가보다 8,000만원 낮게, 그것도 층은 6층이 아니라 13층으로. 같은 평형·같은 향대라면 고층이 프리미엄을 받는 게 상식이니, 단지 안에서는 잘 산 쪽입니다.
물론 그 16억 3,000만원 매물은 내부 상태가 좋고 팬트리·시스템에어컨이 붙은 물건이라 값이 높은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그래도 8,000만원 격차를 인테리어만으로 다 설명하긴 어렵죠. 매도자가 급했거나, 매수자가 협상을 잘 끌어낸 거래로 보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그럼 같은 돈으로 다른 데를 살 수 있었을까요. 그 시점에 성수동아그린 22평이 15억원에 여러 건 걸려 있었습니다. 총액만 보면 5,000만원 싸죠. 반대로 서울숲행당푸르지오 24평·성수현대그린 23평은 17억원대였습니다. 평수는 한두 평 크지만 예산이 1억 5,000만원 더 필요했고요.
2. 지금 이 단지, 얼마에 살 수 있나
이번 거래가 흥미로운 건, 이 실거래가 지금 호가 사다리의 맨 아래와 정확히 같다는 점입니다. 현재 22평 매물은 15억 5,000만~16억 3,000만원 구간에 몰려 있고, 전부 105동·즉시입주 물건입니다. 세 낀 매물이 아니라 실입주 하단이 곧 15억 5,000만원이라는 뜻이죠.
| 항목 | 왕십리자이 22평 | 성수동아그린 22평 | 서울숲행당푸르지오 24평 |
|---|---|---|---|
| 현재 시세(평형 평균) | 15억 5,000만원 | 14억 6,000만원 | 15억 8,500만원 |
| 평당가 | 7,147만원 | 6,863만원 | 7,000만원 |
| 6개월 변화(분기평균) | 9.2% | 8.4% | 9.3% |
| 1년 변화(분기평균) | 31.6% | 21.7% | 22.9% |
| 현재 매물 하단 | 15억 5,000만원(즉시입주) | 15억 5,000만원(즉시입주) | 17억원 |
| 실입주 가능성 | 3건 모두 즉시입주 | 3건 중 2건이 2027년 입주 | 최저가는 세안고 |
여기서 눈여겨볼 게 '실입주 하단'입니다. 성수동아그린도 지금 15억 5,000만원짜리가 있지만, 세 건 중 두 건은 2027년에야 입주가 가능한 물건이에요. 서울숲행당푸르지오의 최저가는 전세를 낀 매물이라 즉시 실입주가 안 되고요.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 실거주 목적으로 사야 하는 상황에서, '지금 당장 들어갈 수 있는 집'의 실질 하단은 대안 단지들이 더 높습니다.
| 가격 | 설명 |
|---|---|
| 15억 5,000만원최저가 | 105동 고층 남서향으로 채광과 전망이 트여 있고 확장돼 실내가 넓으며 바로 입주할 수 있습니다. |
| 16억 3,000만원 | 105동 저층 남서향이지만 올수리와 확장이 돼 있어 손볼 곳 없이 바로 들어가 살 수 있습니다. |
| 16억원 | 105동 고층 남서향이라 햇빛이 잘 들고 전망도 시원하며 협의 후 바로 입주가 가능합니다. |
3. 그래서 이 거래, 어떻게 평가하나
4. 배경 — 이 단지와 이 동네
왕십리자이는 2017년 준공, 9년차 준신축입니다. 713세대 7개 동의 중형 단지고요. 세대당 주차 1.3대로 넉넉한 편이고, 지하주차장이 엘리베이터와 직접 연결됩니다. 22평은 방 2개·화장실 1개 구조에 팬트리가 있는 타입이 선호를 받고 있고요.
입지는 다역세권이 핵심 드라이버입니다. 행당역(5호선) 도보 8분, 상왕십리역(2호선) 9분, 신당역(2·6호선) 11분, 신금호역(5호선) 11분. 걸어서 닿는 노선 선택지가 많아요. 학군도 나쁘지 않습니다. 배정초는 서울무학초등학교로 도보 8분, 중학교는 시군구 3위인 무학중학교와 1위인 광희중학교가 배정 가능 범위에 있습니다.
다만 냉정하게 볼 부분도 있습니다. 성동구 최상위 생활권은 서울숲을 낀 성수동1가 일대이고, 하왕십리동 블록은 그보다 상당히 아래에 놓입니다. 서울숲·한강 접근성과 상권 희소성에서 벌어지는 구조적 격차죠. 대신 이 단지는 평당가가 자기 블록의 입지값 위에 얹혀 있는 상태입니다. 즉 위치 자체보다 준신축 프리미엄과 다역세권 편의가 값을 만들고 있다는 뜻이에요. 재건축 여력으로 되받을 여지는 없는 구조이니, 신축 프리미엄이 옅어지는 속도를 시간 변수로 두셔야 합니다.
5. 큰 그림 — 이 거래는 흐름을 탄 걸까
우대빵 실거래 데이터 기준으로 최근 3개월 성동구는 +6.0%, 서울 전체는 +3.8%입니다. 성동구가 서울 평균보다 앞서 달리고 있고, 그 안에서 왕십리자이 22평은 유사군을 +7.9%p 앞섰어요. 시장 순풍 위에 단지 고유의 재평가가 얹힌 형태입니다.
정책 쪽은 방향이 엇갈립니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수도권 공급 확대와 정비사업 규제 완화를 밀고 있는 반면, LTV·DSR 규제는 유지 기조라 매수 여력은 계속 눌려 있습니다. 성동구 주간 상승률도 전주보다 상승폭이 줄었다는 지표가 나왔고요. 왕십리역 역세권 활성화 사업, 동북선·GTX-C 계획 같은 교통 호재는 언론에서 꾸준히 거론되는 배경이지만, 착공·준공 시점이 먼 만큼 지금 가격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앞세우기보다 장기 변수로 두는 게 맞습니다.
정리하면, 이번 15억 5,000만원은 시장 순풍을 탄 재평가이면서 동시에 협상이 잘 풀린 거래입니다. 다만 이 평형 거래는 1년에 손에 꼽을 만큼 드물고, 지금 호가 하단이 곧 이 실거래와 같습니다. 즉 '이번 거래가 새 기준선을 세운 상태'라는 뜻이죠. 그 기준선을 얼마나 인정할지는, 결국 즉시 실입주가 가능한 다른 대안이 얼마나 있느냐로 결정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