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시영 21평 14층, 15억 5,000만 신고가 — 비싼 걸까, 바뀐 시세일까
직전 거래보다 7.4% 높은 값에 성산시영 21평이 손바뀜했습니다. 그런데 계약이 합의되던 7월 초, 같은 돈으로 살 수 있던 마포 매물들을 늘어놓고 보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지는데요.
8월 11일에 새로 공개된 실거래 하나를 먼저 보실게요. 마포구 성산동 성산시영(선경) 21평, 14층이 15억 5,000만원에 계약됐습니다. 계약일은 2026년 7월 31일이고요. 직전 거래 대비 +7.4%, 이 평형 신고가입니다.
3,710세대 대단지의 주력 평형(21평·1,120세대)이 15억을 넘겨 확정됐다는 건, 그 자체로 이 단지의 가격표가 한 칸 위로 다시 쓰였다는 뜻인데요. 그래서 오늘은 이 한 건의 거래를 놓고 "잘 산 값인가, 과한 값인가"를 따져보려 합니다.
1. 이번 거래 해부 — 14층이 만든 신고가
먼저 층을 봐야 합니다. 직전 거래는 7월 12일 1층 14억 4,300만원이었어요. 이번 건은 같은 달 말 14층이고요. 같은 21평이라도 1층과 14층은 값이 다른 게 당연하니, +7.4%라는 숫자를 "보름 만에 7% 급등"으로 읽으면 곤란합니다. 정확히는 로얄층이 15억 중반을 찍었고, 저층조차 14억 중반을 확보했다는 이야기죠.
| 계약일 | 층 | 거래가 |
|---|---|---|
| 2026-07-31 | 14층 | 15억 5,000만원 |
| 2026-07-12 | 1층 | 14억 4,300만원 |
| 2025-11-25 | 13층 | 13억 7,000만원 |
| 2025-10-19 | 6층 | 13억 5,000만원 |
| 2025-10-19 | 11층 | 12억 5,000만원 |
| 2025-10-19 | 1층 | 11억 5,500만원 |
| 2025-08-23 | 13층 | 11억 9,000만원 |
| 2025-08-23 | 8층 | 12억 3,000만원 |
층을 맞춰 보면 그림이 선명해집니다. 1년 전인 2025년 8월 13층이 11억 9,000만원, 8층이 12억 3,000만원이었어요. 그 자리에서 이번엔 14층이 15억 5,000만원입니다. 저층끼리도 마찬가지예요. 지난해 10월 1층이 11억 5,500만원, 올해 7월 1층은 14억 4,300만원이죠.
여기서 한 가지 짚고 갈 게 있습니다. 분기평균 기준으로 보면 이 단지 21평의 6개월 변화율은 0.0%로 찍힙니다. 2026년에 들어와 거래가 워낙 뜸했던 탓이에요. 실제로 올해 확인되는 거래는 7월의 두 건뿐입니다. 반면 조합설립을 전후한 지난해 10월엔 한 달에만 11건이 몰렸고요. 즉 "안 오른 것"이 아니라 "찍힐 거래가 없었던" 구간이었고, 이번 두 건이 반영되면 평균선 자체가 위로 올라섭니다.
가격 합의는 7월 초 — 그때 마포 시장과 견주면
서울 아파트는 토지거래허가 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가격이 실제로 합의된 시점은 신고된 계약일보다 3주쯤 앞섭니다. 이 거래로 치면 7월 10일 무렵이죠. 그때 같은 예산으로 마포에서 무엇을 살 수 있었는지 늘어놓고 보겠습니다.
| 단지·평 | 동·층·향·특징 | 당시 호가 |
|---|---|---|
| 성산시영 21평 | 14층 · 조합설립 완료 단지 | 15억 5,000만원(이번 실거래가) |
| 현대홈타운 24평 | 207동 8층 동향 · 샷시까지 올수리, 입주 가능 | 16억원 |
| 현대홈타운 24평 | 207동 14층 동향 · 올수리, 빠른 입주 | 16억 3,000만원 |
| 신공덕e-편한세상 24평 | 103동 저층 동남향 · 확장형, 전세 안고 | 16억 5,000만원 |
| 신공덕e-편한세상 24평 | 103동 중층 동남향 · 확장형 수리, 입주 가능 | 17억 2,000만원 |
| 신촌삼익 23평 | 104동 7층 동남향 · 특올수리, 입주협의 | 14억 6,000만원 |
| 마포푸르지오더센트럴(도시형) 18평 | 102동 고층 북동향 · 조망 우수 | 11억원 |
총액만 보면 성산시영 15억 5,000만원은 현대홈타운·신공덕e-편한세상보다 낮고, 신촌삼익보다는 높습니다. 그런데 평형이 다르죠. 평당가로 환산하면 순서가 뒤집힙니다. 성산시영 21평은 평당 7,352만원, 신공덕e-편한세상 24평이 평당 7,069만원, 현대홈타운 24평이 6,763만원, 신촌삼익 23평이 6,347만원이거든요.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이 매수자는 총액으로는 대안들보다 1억 안팎 덜 쓰면서, 평당 단가로는 마포 같은 예산대에서 가장 높은 값을 인정한 거래를 했어요.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요. 현대홈타운도 신공덕e-편한세상도 지금 상태 그대로 사는 집입니다. 반면 성산시영은 조합설립인가를 끝내고 46층·4,823세대 신축으로 갈아입는 과정에 들어간 단지고요. 같은 15~16억을 쓰면서 '미래의 신축'을 확보할 수 있는 선택지가 이 예산대에 사실상 이 단지뿐이라는 점, 그게 평당가 격차의 정체입니다.
2. 지금 호가와 견주면 — 15.5억은 사실상 하단
그럼 이 거래 이후 지금은 어떨까요. 현재 나와 있는 21평 매물의 호가 사다리를 보시죠.
| 호가 | 동·층·향 | 입주 |
|---|---|---|
| 15억 5,000만원 | 22동 1층 남동향 | 즉시입주 |
| 16억원 | 23동 7층(중층) 남동향 | 즉시입주 |
| 16억원 | 23동 8층(중층) 남동향 | 2026-10-30 |
눈여겨볼 대목은 최저가 15억 5,000만원이 1층이라는 점입니다. 이번에 14층이 계약된 값과 같은 숫자예요. 즉 이번 실거래 이후 층 프리미엄이 호가에 반영되면서, 중층 이상 실입주 가능한 매물의 실질 하단은 16억으로 올라섰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공표 시세와의 간극도 참고할 만합니다. KB부동산 기준(2026-08-03) 이 평형은 하한 14억 4,000만원, 평균 14억 9,000만원, 상한 15억 5,000만원이에요. 한국부동산원은 11억 8,000만~14억원으로 더 보수적이고요. 이번 실거래가 KB 상한과 정확히 맞물렸다는 건, 공표 시세가 아직 시장을 따라오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다음 고시 때 기준선이 위로 조정될 여지가 큰 구간이죠.
3. 같은 15~16억, 왜 성산시영인가
지금 이 예산으로 마포에서 저울질하게 되는 후보는 대체로 둘입니다. 공덕 생활권의 현대홈타운, 그리고 신공덕e-편한세상이죠. 둘 다 좋은 단지예요. 특히 공덕 일대는 5·6호선과 경의중앙·공항철도가 겹치는 다중 역세권이라 직주근접에선 성산동보다 앞섭니다. 실제로 두 단지의 현재 호가가 16억 2,000만~17억 2,000만원으로 성산시영보다 위에 있고요.
| 항목 | 성산시영 21평 | 현대홈타운 24평 | 신공덕e-편한세상 24평 |
|---|---|---|---|
| 현재 시세(평균) | 15억 4,408만원 | 15억원 | 14억 8,000만원 |
| 평당가 | 7,352만원 | 6,763만원 | 7,069만원 |
| 현재 호가대 | 15억 5,000만~16억원 | 16억 2,000만~16억 3,000만원 | 16억 5,000만~17억 2,000만원 |
| 정비사업 단계 | 조합설립인가 완료(2025.12) | - | - |
| 1년 변화(분기평균) | 8.9% | 26.1% | 22.1% |
표에서 마지막 줄을 그대로 믿진 마세요. 1년 변화율은 분기평균이라, 그 분기에 어떤 층·향이 거래됐는지에 따라 크게 흔들립니다. 성산시영의 8.9%는 올해 거래가 두 건뿐이라 지난해 4분기 평균이 그대로 이어진 결과고, 개별 거래로 층을 맞춰 보면 앞서 확인한 대로 격차가 훨씬 큽니다. 오히려 이 숫자는 "아직 평균선에 반영되지 않은 상승분이 남아 있다"는 신호로 읽는 게 정확해요.
체급을 아래에서 받쳐주는 쪽도 볼까요. 같은 마포에서 마포푸르지오더센트럴(도시형) 18평이 평당 4,969만원 수준입니다. 성산시영 대비 19% 낮은 자리죠. 이 구간은 이미 확실히 넘어섰고요. 반대로 평당가가 더 높은 쪽, 호가 17억대까지 열린 신공덕e-편한세상과의 격차가 곧 성산시영에 남아 있는 여력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재건축이 한 단계씩 진행될수록 이 격차는 좁혀지는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큽니다.
4. 재건축은 지금 어디까지 왔나
이 가격을 이해하려면 사업 단계를 봐야 합니다. 언론·정비업계에 따르면 성산시영은 2020년 5월 정밀안전진단 D등급을 받은 뒤 2023년 12월 정비구역 지정, 2025년 12월 조합설립인가로 이어졌고요. 조합설립 동의율이 93%였다고 전해집니다.
| 단계 | 시점 | 상태 |
|---|---|---|
| 정밀안전진단(D등급) | 2020.05 | 완료 |
| 정비계획 주민제안 | 2020.12 | 완료 |
| 정비구역 지정 고시 | 2023.12 | 완료 |
| 조합설립인가 | 2025.12 | 완료 |
| 정비계획 변경(최고 46층) 총회 가결 | 2026.04 | 완료(찬성 94.5%) |
| 환경영향평가 초안 공람·주민설명회 | 2026.08 | 진행 |
| 통합심의(건축심의) | - | 신청 예정 |
| 사업시행인가 | 2026 목표 | 예정 |
| 관리처분인가 | - | 추진위 3년 내 목표 |
| 이주·착공·준공 | - | 미정(약 7년 내 입주 목표) |
지금은 조합설립을 막 지나 사업시행인가를 향해 가는 구간입니다. 이 단계에선 동·층·향이 아직 값에 제대로 작동해요. 이주까지 남은 기간 동안 실제로 살아야 하고, 사업이 지연되면 결국 '지금 이 아파트'의 품질로 되돌아오니까요. 이번 14층 거래에 프리미엄이 붙은 것도 그래서 자연스럽습니다.
다만 진짜 변곡점은 감정평가와 분양신청입니다. 종전자산 감정평가는 대지지분 중심이라, 시장에서 층·향으로 벌어진 격차가 감정가에선 훨씬 좁게 압축되는 게 보통이거든요. 성산시영은 2026년 4월 총회에서 감정평가법인 두 곳을 선정한 것으로 전해지니, 그 결과가 나오는 시점이 가격 성격이 바뀌는 지점이 됩니다.
경제성 지표도 공개된 범위에서만 짚어보죠. 추정 비례율은 2022년 12월 100.46%, 2025년 6월 101.97%로 100%를 살짝 넘는 수준으로 분석됐고요. 2024년 12월 기준 권리자(조합원) 분양가는 전용 59㎡ 약 12.39억, 84㎡ 약 15.24억으로 추정됐습니다. 2026년 1월 기준 84타입 조합원 분양가는 16.5억 추정치가 거론되고요. 분담금 사례로는 전용 59㎡ 소유주가 84㎡를 신청하면 약 2.52억 추가 부담, 59㎡를 그대로 신청하면 3,264만원 환급이라는 추정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어디까지 오를까"는 어떻게 볼까요. 재건축 후 이 단지는 4,823세대로, 마포래미안푸르지오를 넘어서는 마포 최대 규모 신축이 됩니다. 시장에서는 완공 후 신축 가격을 최소 17억~20억원 이상으로 보는 전망이 나오고 있고요. 현재 21평 매수가 15억 5,000만~16억에 분담금을 얹더라도, 목표 지점이 마포 최대 단지 신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방향은 위쪽입니다. 물론 공사비 상승과 사업 지연이라는 변수는 늘 열려 있습니다.
5. 입지와 학군은 어떤가
성산시영은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이 도보권이고, 디지털미디어시티역(6호선·경의중앙·공항철도)도 걸어서 닿는 위치입니다. 상암 DMC의 미디어·IT 일자리를 바로 옆에 두고, 월드컵공원 녹지가 붙어 있는 생활권이죠. 마포 안에서 최상위 생활권은 염리동 일대이고 성산동은 그보다 아래에 놓여 있지만, 그 격차는 지금 이 단지가 '40년 된 구축'이라는 사실에서 상당 부분 나옵니다.
그래서 흥미로운 지점이 하나 있어요. 성산시영의 평당가는 이미 이 블록의 입지 자체가 매겨진 값보다 위에 있습니다. 시장이 재건축 기대를 이미 얹어놓고 있다는 뜻이고요. 반대로 말하면, 사업이 한 단계씩 진행될 때마다 이 프리미엄은 '기대'에서 '확정'으로 성격이 바뀌게 됩니다.
학군은 실거주 수요를 받쳐주는 축입니다. 배정 초등학교인 서울성원초가 도보 5분 거리(0.3km)고, 중학교는 시군구 14곳 중 3위인 중암중이 도보 6분입니다. 아이 키우는 가구가 이 단지를 오래 붙잡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죠. 고등학교는 인근 가재울고가 상위권은 아니지만, 홍대부여고 같은 선택지가 통학권 안에 있습니다.
6. 시장 흐름 위에 있나, 거스르고 있나
우리 실거래 데이터 기준으로 마포구는 최근 3개월 +3.4%, 서울 전체는 +3.8%입니다. 시장 자체가 올라가고 있는 국면이죠. 관련 지표에서도 마포구는 최근 상승폭을 키운 자치구에 포함됐고, 강남권 상승세가 둔화된 사이 강북권 상승폭이 확대되는 흐름으로 전해집니다.
여기에 세제 개편 방향도 겹칩니다. 초고가 주택과 비거주 주택 과세는 강화되고 실거주 1주택자는 보호받는 쪽으로 축이 이동하면서, 마포·용산·성동 같은 강북 중고가 단지로 수요가 옮겨갈 수 있다는 전망이 시장에서 나오고 있고요. 서울의 2026년 입주 예정 물량이 예년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점도 같은 방향입니다.
그래서 이번 거래는 시장을 거스른 단독 급등이 아닙니다. 마포 전체가 오르는 흐름 위에서, 조합설립을 마친 대단지가 재건축 기대를 값에 반영해 나가는 국면이에요. 다만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아파트)이라 실거주 목적 매수가 원칙이고, 이는 투자 수요를 걸러내는 대신 실입주 수요만으로 만들어진 가격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현재 나와 있는 매물이 대부분 즉시입주 가능한 것도 이 규제와 맞물린 결과고요.
7. 종합 판단 — 15억 5,000만, 이 값 어떻게 볼까
실거주 관점에서는 명확합니다. 성원초 도보 5분, 중암중이 구내 상위권, 6호선 도보권에 3,710세대 대단지. 여기에 재건축 진행이라는 옵션이 얹혀 있는데도 마포 같은 예산대 대안들보다 총액이 낮습니다. 다만 1986년 준공 단지라 주차는 세대당 0.8대로 부족하고 지하주차장이 없다는 점, 복도식 구조라는 점은 감수해야 할 부분이에요.
재건축 관점에서 기다릴 신호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사업시행인가 확정, 다른 하나는 종전자산 감정평가 결과예요. 특히 감정평가 통보 시점부터는 층·향 프리미엄이 감정가라는 숫자로 정산되기 때문에, 그 전에 지나치게 높은 층 프리미엄을 주고 사면 정산 단계에서 기대만큼 인정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그 두 단계를 통과하고 나면 가격 성격이 '기대'에서 '확정된 권리'로 바뀌면서 진입 문턱은 더 올라가겠죠.
정리하면, 이번 신고가는 "누가 비싸게 샀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이 단지의 기준선이 15억대로 올라섰다"는 기록입니다. 같은 마포에서 평당가가 더 높은 단지들과의 격차, 그리고 완공 후 마포 최대 규모 신축이라는 목적지. 이 두 가지가 아직 값에 다 반영되지 않았다는 게 오늘의 결론이에요.